감기 백신은 왜 아직 없을까? 과학계의 끈질긴 도전¶
원제목: Here’s why we don’t have a cold vaccine. Yet.
핵심 요약
-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종류가 280가지나 되어 백신 개발이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 독감이나 코로나19와 달리 특정 변종만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바이러스가 늘 상존한다는 점입니다.
- 비록 성공 사례는 없지만, 감기로 인한 불편함과 합병증 위험 때문에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상세 내용¶
환절기를 맞아 실내 활동이 늘고 감기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우리는 어김없이 감기에 걸리기 쉬운 계절을 맞이합니다. 독감 예방 접종은 익숙하지만, 왜 감기 예방 백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간 감기 백신 개발에 매달려왔지만, 이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임이 드러났습니다.
감기는 특정 바이러스 하나로 정의되는 질병이 아닙니다. 오히려 콧물, 기침, 전반적인 불쾌감 등을 유발하는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을 통칭합니다. 감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리노바이러스만 해도 약 180가지에 달하며, 아데노바이러스,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약 280가지에 이릅니다. 여기에 각 바이러스마다 수많은 변종까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모든 것을 막을 수 있는 단일 백신 개발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두 번째 난관은 이러한 다양한 바이러스 변종들의 유행 양상입니다. 독감이나 코로나19 백신은 해당 시기에 유행하는 특정 변종에 맞춰 개발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바이러스 종류를 발표하고, 이에 맞춰 백신을 생산합니다. 하지만 감기 바이러스는 특정 변종만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약 280가지에 달하는 수많은 종류가 연중 내내 동시에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변종만 겨냥하는 백신 개발 전략은 감기에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감기 백신 개발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연구자들은 진심으로 백신 개발을 시도했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2022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1965년에 단 한 건의 임상 시험만이 보고되었을 정도로, 감기 백신 개발에 대한 관심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일부에서는 감기 백신 개발의 실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감기가 심각한 치료를 요하지 않고 1~2주 내에 회복되며, 팬데믹을 야기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기가 단순히 짜증 나는 질병으로만 치부될 수는 없습니다. 리노바이러스는 인간에게 가장 흔한 감염 질환의 원인이며, 특히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폐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감기로 인한 진료, 약물, 생산성 저하 등을 고려하면 그 경제적, 사회적 부담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비록 팬데믹 가능성은 낮지만, 우리의 일상에 끼치는 불편함과 잠재적 위험성을 고려할 때 감기 백신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의미 있는 도전으로 남아 있습니다.
편집자 노트¶
감기 백신이 아직 우리 곁에 없는 이유에 대한 이 기사는 우리 일상과 밀접한 질병에 대한 과학적 난제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감기는 그냥 참아야 하지?'라고 생각할 때, 그 이면에 숨겨진 복잡한 바이러스 생태계와 백신 개발의 현실적인 한계를 친절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가장 핵심은 우리가 흔히 '감기'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은 수많은 종류의 바이러스와 그 변종들이 일으키는 복합적인 질병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마치 수백 개의 다른 열쇠 구멍을 가진 수백 개의 자물쇠를 동시에 열 수 있는 만능 열쇠를 만드는 것과 비견될 정도로 어려운 과제입니다. 독감이나 코로나19처럼 특정 유행 바이러스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이러한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 치명적이지 않고 경미한 질병을 유발하며 진화해왔다는 점 역시 백신 개발 동기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는 감기의 불편함과 더불어 소아 폐렴과 같은 합병증 위험, 그리고 사회경제적 비용까지 언급하며 감기 백신의 개발이 여전히 가치 있는 일임을 시사합니다. 당장 내년, 혹은 5년 안에 감기 백신을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이 기사는 과학계의 꾸준한 노력이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며, 우리가 겪는 사소한 질병 하나에도 깊이 있는 과학적 탐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상기시켜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