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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된 비장, 면역 세포 기능 저하의 주범... 회춘 전략 제시

원제목: Aging spleens and faltering T cells

핵심 요약

  • 노화된 비장 환경이 젊은 T세포의 기능 저하를 유발함을 규명했음.
  • 비장에 축적된 헴(heme)과 철분은 T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기능 부전을 일으킴.
  • 헴 제거, 철분 보충, 철분 대사 조절이 면역 기능 회복의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음.

상세 내용

최근 연구는 면역 시스템 노화가 단순히 세포 자체의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비장이라는 주변 환경의 악화로 인해 더욱 복잡하게 진행됨을 밝혀냈습니다. 이스라엘 테크니온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노화된 비장이 T세포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여, 세포 자체는 아직 젊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이 저하되는 현상을 주목했습니다.

연구진은 노화된 쥐의 비장과 림프절에서 채취한 T세포를 분석한 결과, 비장에서 나온 T세포가 더 높은 수준의 노화 표지, 낮은 생존율, 약한 증식 능력을 보였음을 발견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젊은 T세포를 노화된 비장에 이식했을 때도 동일한 기능 저하 추세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는 T세포 자체의 문제뿐만 아니라, 노화된 비장이라는 환경 자체가 T세포 노화를 가속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합니다. 연구진은 '노화된 비장 미세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T세포 노화와 관련된 여러 표현형을 악화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은 T세포가 노화로 지친다는 사실 자체보다, 비장이 오히려 '적대적인 세입자'처럼 변해 헴과 철분을 누출하며 면역 세포의 생존과 기능을 위협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면역 노화를 단순히 흉선 위축이나 T세포 레퍼토리 감소 문제로만 보았던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미세 환경이 면역 세포를 생존을 위한 철분 섭취 억제 또는 제대로 기능하다가 세포 사멸(ferroptosis) 위험에 직면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추가 분석 결과, 노화된 비장에는 노쇠한 적혈구, 헴, 철분 등이 축적되어 있으며, 비장의 정상적인 재활용 기능이 저하되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비장에서 얻은 T세포는 세포 내 헴 수치가 높았고, 세포 외 헴과 빌리루빈에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헴에 노출된 젊은 T세포는 생존율과 증식 능력이 감소하고, 노쇠 및 면역 기능 저하와 관련된 CD39 발현이 증가했습니다. 헴 처리는 또한 활성산소종을 증가시키고 지질 과산화를 유발하여 세포 사멸의 특징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노화된 T세포는 대규모로 죽지 않고, 철분 섭취를 억제하고 세포 내 가용 철분 풀을 줄이는 방식으로 적응했습니다. 이 전략은 세포 사멸을 막아주었지만, 철분 섭취 제한은 DNA 합성 및 증식에 필수적인 T세포 활성화를 제약하는 대사적 비용을 초래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면역 세포 자체를 강화하는 것을 넘어, 주변 미세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면역 노화 극복에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연구는 단순히 면역 세포가 나이가 들면서 약해진다는 기존의 통념을 넘어, 우리 몸의 중요한 면역 기관 중 하나인 비장이 오히려 노화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제시합니다. 특히, 비장에 축적되는 헴과 철분이 T세포의 기능을 심각하게 저해하며, 심지어 젊은 T세포마저도 노화된 비장 환경에서는 힘을 잃는다는 발견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앞으로 면역 노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단순히 면역 세포 자체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치료법을 넘어, 비장과 같이 면역 세포가 활동하는 '서식지'의 환경을 정화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면역력 증진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헴 제거, 철분 보충, 그리고 세포 사멸 조절과 같은 비교적 덜 복잡한 방법들이 향후 노년층의 감염 저항력 및 백신 효과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물론 이러한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 직접 적용되기까지는 더 많은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 장기의 노화가 전신적인 면역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우리의 건강 관리 방식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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