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세포, 항암 치료에도 끄떡없는 비결 밝혀져... 노화 방지 기전과 항암제 병용 치료 가능성 제시¶
원제목: SIRT5-mediated desuccinylation of MTHFD2 enhances chemoresistance in breast cancer cells by reducing therapy-induced senescence
핵심 요약
- SIRT5라는 단백질이 MTHFD2라는 다른 단백질의 '석신화'를 제거하며 유방암 세포의 노화 방지를 돕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 MTHFD2의 석신화가 억제되면 유방암 세포는 항암 치료로 인한 노화(TIS)를 더 잘 견뎌내고, 결과적으로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집니다.
- 이러한 기전을 역이용하여, 석신화 관련 단백질 조절과 노화 세포 제거제(senolytics)를 병용하는 새로운 유방암 치료 전략이 제시되었습니다.
상세 내용¶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게 진단되는 암 중 하나이며, 기존의 수술, 방사선 치료, 화학 요법 등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약물 저항성 발달이라는 큰 난관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비치명량 화학 요법'과 같이 부작용은 적으면서 환자의 내약성과 효능을 개선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치명량 화학 요법에 노출된 세포들은 형태와 대사 활동에 중요한 변화를 겪으며 '세포 노화' 상태로 진입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에토포사이드(ETOP)와 같은 고전적인 화학 요법제들도 DNA 손상과 같은 유전 독성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유방암 세포를 '치료 유발 노화(TIS: therapy-induced tumor cell senescence)' 상태로 이끌 수 있습니다. 특히 TIS와 '노화 세포 제거제(senolytics)'를 병용하는 전략은 특정 유전적 배경을 가진 종양 세포에 대해 더욱 특이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방암 세포는 뛰어난 대사 재구축 능력과 항산화 방어 기전을 통해 세포 노화의 문턱을 회피하고, 이를 통해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유방암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 적응 능력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사 표적을 발굴하여 TIS를 증진시키고 항암제 저항성을 낮추는 것은 조기 종양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입니다. 본 연구는 단백질의 중요한 후성 유전학적 변형 중 하나인 '석신화(succinylation)'에 주목했습니다. 석신화는 유전자 전사, 세포 대사, 산화환원 항상성 등 세포의 거의 모든 측면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대사 장애를 유발하는 석신화 변형 이상은 노화 및 암과 같은 노화 관련 질병의 발병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에토포사이드(ETOP)로 유발된 DNA 손상 스트레스에 대한 종양 세포의 단백질 석신화 동태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총 4354개의 석신화 부위가 1259개의 단백질에서 확인되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이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부위였습니다. 생물정보학적 분석을 통해 많은 단백질들이 미토콘드리아 내 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디뉴클레오타이드 포스페이트(NADPH) 대사에 관여하며, 특히 MTHFD2라는 효소가 중요한 역할을 함을 발견했습니다.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MTHFD2의 활성이 낮거나 결핍될 경우, 유방암 세포에서 TIS의 정도가 증가하고 항암제 저항성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흥미롭게도, SIRT5라는 효소가 MTHFD2의 석신화를 제거(desuccinylation)함으로써 유방암 세포의 노화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기전은 SIRT5 또는 MTHFD2의 발현 수준이 높은 유방암 환자에서 관찰되는 더 좋지 않은 예후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분석은 석신화 변형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여 TIS를 증진시키고, 이를 노화 세포 제거제와 병용하는 유방암 치료 전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방암 치료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항암제가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제는 암세포의 '노화'라는 생존 전략을 이해하고 이를 역이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SIRT5와 MTHFD2라는 특정 단백질의 상호작용, 그리고 '석신화'라는 비교적 생소할 수 있는 단백질 변형 메커니즘이 이러한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핵심은 MTHFD2라는 단백질이 석신화되면 유방암 세포가 항암 치료로 인한 노화를 잘 견디고, 결과적으로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SIRT5라는 단백질은 MTHFD2의 석신화를 제거하여 노화를 유도하고 항암제 저항성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마치 암세포가 자신의 '나이 듦'을 늦추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데, SIRT5는 이 과정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이러한 발견은 왜 어떤 환자들에게는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지, 그리고 SIRT5나 MTHFD2가 많이 발현될 때 예후가 좋지 않은지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가장 중요한 함의는 바로 '병용 치료'의 가능성입니다. 단순히 항암제만 쓰는 것이 아니라, MTHFD2의 석신화를 억제하거나 SIRT5의 활성을 높이는 약물, 혹은 이미 개발 중인 노화 세포 제거제(senolytics)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훨씬 더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암세포가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을 막고, 더불어 이미 늙어버린(노화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두 가지 작전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앞으로 이 연구가 임상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 그리고 관련 신약 개발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