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이동

[포커스] 오픈AI, '수학 난제 해결' 해프닝…AGI 환상에 '냉혹한 현실' 직면

원제목: [초점] 오픈AI, '수학 난제 해결' 헛발질…AGI 환상에 '냉혹한 현실' 직면 - 글로벌이코노믹

핵심 요약

  • 오픈AI의 GPT-5가 수학 난제를 해결한 것이 아닌, 인터넷 정보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밝혀지며 LLM의 한계가 드러났음.
  • 오픈AI는 자체 칩과 클라우드 인프라 부재, 막대한 비용 구조 등 경영상의 복합적인 난제에 직면하고 있음.
  • AGI(인공일반지능)에 대한 과도한 환상에 젖어 있던 AI 산업에 냉혹한 현실을 일깨우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됨.

상세 내용

세계 AI 경쟁을 선도하는 오픈AI가 최신 모델 'GPT-5'로 수학 미해결 난제를 풀었다는 발표가 인터넷 정보를 그대로 긁어온 '해프닝'으로 드러나면서, 오픈AI의 신화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실수를 넘어, 막대한 비용 구조와 불안정한 지배구조, 핵심 기반(인프라) 부재라는 오픈AI의 복합적인 취약성을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인공일반지능(AGI) 달성의 지름길로 여겨졌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근본적인 한계와 함께, 샘 올트먼 CEO가 직면한 경영상의 난제들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며 AI 산업 전체에 드리운 환상에 냉혹한 현실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오픈AI의 케빈 웨일 과학 담당 부사장이 X(옛 트위터)에 'GPT-5가 이전에 풀리지 않았던 '에르되시 문제' 10개를 풀었다'고 게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곧바로 거짓으로 판명되었는데, GPT-5는 제1원칙에 기반해 추론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이미 공개된 답을 긁어와 마치 스스로 해결한 것처럼 제시했을 뿐입니다. 해당 웹사이트 운영자인 수학자 토머스 블룸은 '극적인 왜곡'이라며 즉각 반박했고, GPT-5의 결과가 기존 연구를 인용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웨일 부사장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오픈AI는 그간 챗GPT의 기반 기술인 LLM이 AGI로 가는 가장 유력한 경로라고 주장해왔습니다. AGI는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해지는 이론적 분기점을 의미하며, AGI에 대한 장밋빛 야망은 오픈AI나 엔비디아 같은 기술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가치를 정당화하는 근거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에르되시 오류'는 생성형 AI 붐을 이끄는 LLM이 진정한 추론이 아닌 '착시 추론(pseudo-reasoning)'에 기반하고, 실제로는 '추론에 능숙한 척'할 뿐이며, 본질적으로는 '미화된 패턴 맞추기 도구'에 불과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다시금 확인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AI 산업의 '거품(버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으며, 과거 과도한 기대가 'AI 겨울(AI winter)'을 초래했던 전례가 떠오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러한 기술 한계에 대한 의구심은 회사의 재무 압박과 맞물려 커지고 있습니다. 오픈AI는 2029년까지 1150억 달러(약 164조 원)의 현금을 소진할 것으로 추정하지만, 올해 총매출은 약 130억 달러(약 18조 원)로 예상되는 반면 2030년까지 한 해 2000억 달러(약 285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구글이나 메타플랫폼과 달리, 현금 흐름을 뒷받침할 수익성 높은 기존 사업도 없습니다. 막대한 비용 구조의 근본 원인은 오픈AI가 핵심 기반(인프라)을 소유하지 못하고 '세입자' 신세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자체 칩을 보유하지 못했으며,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도 없습니다. 올트먼 CEO가 야심 차게 발표했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역시 부지 선정, 자금 조달, 전력 확보 문제로 지연되고 있습니다.

경영 구조 자체도 불안정하며, 캘리포니아와 델라웨어 규제 당국을 만족시켜야 하는 법률 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경쟁 환경도 녹록지 않아, 최신 모델 GPT-5에 대한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고, 코딩 분야에서는 앤스로픽의 '클로드'가 챗GPT보다 낫다는 평가입니다. 구글과 애플 등 경쟁사들은 자사 AI를 플랫폼에 깊숙이 통합하고 있지만, 오픈AI는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넘어설 마땅한 플랫폼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최근 인정받은 5000억 달러 기업 가치는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오픈AI를 현재의 위치로 이끈 최고 인재들 상당수가 회사를 떠나는 현실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AI의 진정한 진보를 위해선 현재의 생성형 AI 접근을 넘어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오픈AI의 '수학 난제 해결' 해프닝은 단순히 한 기업의 기술적 실수를 넘어, 우리가 현재 AI 기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많은 사람이 AGI(인공일반지능)의 등장이 임박했다는 장밋빛 전망에 흥분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이 아직은 인간과 같은 수준의 진정한 추론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변을 생성해내는 '패턴 맞추기' 기술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는 곧 우리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챗GPT와 같은 AI 챗봇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거나 창의적인 결과물을 얻는 경험은 매우 놀랍지만, 이 AI가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해서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는 정보들을 조합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맹신하기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은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현재 기술의 본질적인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줍니다.

오픈AI가 직면한 재정적, 인프라적 난제들은 AGI 개발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자체 칩 개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등은 AI 기업들의 생존과 직결된 핵심 과제이며, 오픈AI의 이러한 취약점은 향후 경쟁 환경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AI 산업은 단순히 모델의 성능 경쟁을 넘어,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과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 확보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또한, AI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즉 LLM 중심의 발전 외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