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의료 발전, 규제에 발목 잡히나?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 시급¶
원제목: Regulation Threatens the Progress of Personalized Medicine | Chicago Booth Review
핵심 요약
- 기존의 '일률적' 신약 승인 절차가 소수 환자를 위한 맞춤형 신약 개발을 저해하고 있음.
- 소규모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의 어려움과 높은 비용이 신약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
- 개별 신약이 아닌 '맞춤형 신약 개발 프로세스 자체'에 대한 새로운 규제 접근 방식이 필요함.
상세 내용¶
전통적인 의학은 특정 질병에 대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제를 제공하는 '일률적인' 방식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발전은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의료'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러한 맞춤형 의료는 특정 소수 환자 그룹을 대상으로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며, 지난 25년간 폐암, 유전 질환,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훨씬 높은 효과를 보이는 신약들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시카고 대학, 노스웨스턴 대학, 시카고 부스 스쿨 등의 연구진은 현재의 전통적인 신약 테스트 및 승인 절차가 수많은 유망한 맞춤형 신약의 시장 출시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핵심적인 문제는 연구자들이 점점 더 적은 수의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적 변이를 치료하기 위해 임상 시험에 참여할 적절한 그룹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결국 신약 승인에 필요한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신약의 승인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맞춤형 신약 개발 프로세스 자체'를 테스트하고 규제 승인받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개발 비용을 낮추고 제약 회사들이 맞춤형 신약 개발을 장려하도록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현재의 규제 체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과 같은 규제 기관에서 신약을 승인받기 위해 무작위 대조 시험을 요구합니다. 이는 치료군과 대조군에 약물을 투여하고 수년간의 생존율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인데, 신약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성공률을 보여야 합니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특정 유전적 변이에 맞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환자 수가 줄어들수록, 해당 신약의 승인을 위한 임상 시험 수도 함께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폐암 환자의 14.5%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에 대한 치료제는 10년간 103건의 임상 시험이 진행된 반면, 0.5%의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변이에 대한 치료제는 단 3건의 임상 시험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거의 선형적인 패턴을 보이며, 현행 규제 인프라가 점점 더 작은 인구 집단을 위한 신약 연구를 촉진하는 데 적합하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제약 회사들이 맞춤형 신약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무작위 임상 시험의 높은 비용 때문에 업계 이익이 완전히 증발할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승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할 경우, 전체적인 재정 부담은 사회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과학 자체가 아닌 규제가 맞춤형 의약품 개발의 제한 요인이 빠르게 되고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합니다.
편집자 노트¶
오늘 소개해 드린 시카고 부스 리뷰 기사는 '맞춤형 의료'라는 첨단 의학 분야의 발전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환자 개개인의 유전자에 맞춰 개발되는 '맞춤형 신약'들은 그 효과가 뛰어나지만, 개발 과정 자체가 기존의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방식의 신약 승인 절차와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치 최신 스마트폰에 옛날 충전기를 끼우려는 격이죠.
핵심은 '임상 시험'입니다. 신약이 나오려면 수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맞춤형 신약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극소수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이런 환자 그룹을 충분히 모으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고, 설령 모은다고 해도 그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것이죠. 제약사 입장에서는 돈 되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에, 결국 소수 환자를 위한 혁신적인 신약 개발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결국 '돈'과 '규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하면, 개인 맞춤형 의료의 꿈은 공상으로만 남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