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 개발, 실리콘밸리 '몽상'과 과학적 '현실' 사이¶
원제목: AI in Medicine: Separating Silicon Valley Dreams from Scientific Reality - Fair Observer
핵심 요약
- AI는 신약 개발 분야에서 분명한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은 특정 문제 해결에 국한된 점진적 개선에 해당함.
- 과도한 AI 신약 개발 홍보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낳고, 궁극적으로는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음.
- AI는 단백질 구조 예측 등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보였으며, 실제 임상 시험 단계에 진입한 AI 개발 신약도 존재함.
상세 내용¶
인공지능(AI)은 과학 연구,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약속하며 우리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AI가 몇 달 만에 신약을 설계하고, 신경망의 비밀을 해독하며, 실험실에서 환자까지의 경로를 가속화한다는 헤드라인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이러한 열광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흔히 나타나는 패턴을 따릅니다. 초기에는 엄청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만, 현실적인 평가로 수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일론 머스크와 같은 인물들의 AI 발전 속도에 대한 예측은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주며, 이는 종종 과학적 합의보다는 실리콘밸리의 낙관론을 반영합니다.
AI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유망한 신약 후보 물질을 식별하고 백신 개발 일정을 단축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현재 대규모 언어 모델은 수백만 개의 연구 논문을 분석하여 인간 연구자가 몇 년이 걸려야 발견할 수 있는 잠재적인 치료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신경과학 분야에서는 AI를 사용하여 마비 환자의 뇌 신호를 해독함으로써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밀도로 컴퓨터 커서와 로봇 팔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계 학습 기반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신경 활동을 텍스트로 변환하여 말할 능력을 잃은 환자들에게 목소리를 되찾아주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AI를 사용하여 세포 수준의 정밀도로 신경 회로를 매핑하고, 이전에는 모델링하기에 너무 복잡했던 뇌 네트워크를 시뮬레이션하고 있습니다.
구조 생물학 분야에서 AI는 단백질 구조 예측에서 놀라운 돌파구를 마련했으며, 이는 신약 개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AlphaFold)는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혔던 단백질 접힘 문제를 놀라운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백질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근본적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한 진전입니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엑스센티아(Exscientia)와 같은 회사는 강박 장애 치료를 위한 최초의 AI 설계 신약 분자인 DSP-1181을 인간 임상 시험에 진입시키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인실리코 메디슨(Insitro Medicine)은 AI가 발견한 표적에 대한 AI 설계 신약을 임상 시험에 진입시킨 최초의 회사가 되었으며, 이는 AI가 표적 식별과 신약 설계 모두를 담당한 '더블 퍼스트'입니다. 또한,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와 같은 회사들은 AI를 사용하여 새로운 신약 표적을 식별하고, 고형암 치료를 위한 RNA 결합 단백질 39의 경구 생체 이용 가능한 분해제인 REC-1245와 같은 후보 물질을 1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즉 일반적인 타임라인의 절반 이하로 단축하여 발견에서 전임상 시험 단계까지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숨 가쁜 언론 보도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이러한 성과들이 벤처 캐피털리스트와 기술 전도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의학 전체를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하고 잘 정의된 문제에 대한 점진적인 개선이라는 점입니다. AI 신약 개발 부문은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수많은 스타트업들은 신약 개발 과정을 예측 가능하고 체계적이며 빠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과 유사한 것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인시트로(Insitro)와 같은 회사는 7억 달러의 벤처 자금을 조달했으며, 수백 개의 AI 신약 개발 스타트업들이 총 수십억 달러를 더 모금했습니다. 이러한 과대 광고는 제약 연구원이 'FOMO'(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라고 부르는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의사결정권자들은 AI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뒤처질까 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AI를 과대 광고하는 것이 비현실적인 기대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제약 임원이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들으면 마법과 같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현실은 훨씬 더 냉철합니다. 현재 약 20개의 AI 발견 신약이 임상 시험 단계에 있지만,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것은 없습니다. AI가 전체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대신 특정 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에 그치는, 현실이 훨씬 겸손할 때 실망이 따릅니다. 한 전산 약리학자는 말합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기사는 AI 신약 개발 분야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짚어주며,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AI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분명히 유용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과장된 홍보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AI는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거나 방대한 양의 연구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지만, 여전히 임상 시험에서의 성공 여부, 규제 기관의 승인 등 신약 개발의 핵심적인 난관들을 극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AI 신약 개발에 몰리는 막대한 투자와 'FOMO' 현상은 투자자와 기업들에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합니다. 단기적인 성과나 기술 자체에 대한 환상보다는, AI가 실제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연구 개발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일반 대중에게는 AI가 신약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리되, 이것이 즉각적인 '마법'이 아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균형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