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 더 건강하게: 뇌 기능 증진이 장수 시대의 핵심¶
원제목: Living longer — and healthier — starts with boosting your brain - Freethink
핵심 요약
- 인간의 평균 수명은 크게 늘었으나, 인지 기능 저하로 인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기간은 여전히 부족함
- 뇌 노화는 DNA 손상,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등 전신 노화의 생물학적 특징과 연관되어 신경 세포 통신 및 면역 기능에 악영향을 미침
- 최신 연구를 통해 뇌 노화의 초기 단계에서 특정 유전자 변화가 염증을 유발하고 신경 보호막 손상을 초래함을 발견함
상세 내용¶
20세기 초 32세였던 인간의 평균 수명은 2021년 71세로 두 배 이상 크게 증가했으나, 질병이나 장애 없이 건강하게 보내는 기간인 '건강 수명'은 여전히 10년 가까이 뒤처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간극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인지 기능 저하로, 이는 길어진 수명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과학계는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을 밝히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다양한 형태의 치매와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이 대표적입니다. 비록 이러한 특정 질환을 앓지 않더라도, 많은 노인들이 독립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어렵게 만드는 일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를 경험합니다. 유타 대학교 댈러스 캠퍼스의 인지 신경 과학 교수인 샌디 채프먼은 "뇌보다 우리가 오래 산다면 긴 수명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강조하며, 신체 수명만큼 뇌가 최적으로 기능하는 기간인 '뇌 수명(brainspan)' 연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현재 과학은 전신 노화의 근간을 이루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빠르게 증진시키고 있으며, 이를 통해 뇌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아내고 있습니다. 2013년 저널 Cell에 발표된 획기적인 논문은 노화 과정을 유발하는 9가지 생물학적 변화, 즉 '노화의 특징(hallmarks of aging)'을 규명했습니다. 여기에는 DNA 손상, 유전자 발현 방식의 변화, 세포 활동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노화 특징들은 신체의 모든 조직에서 발생하며, 뇌에서는 신경 세포 간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를 방해하여 뉴런 간의 통신을 저해하는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뇌의 면역 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 영향을 미쳐 염증을 유발하는 생체 분자를 분비하게 하여 뉴런 기능을 더욱 손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뇌 노화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진전은 2025년 1월 저널 Nature에 발표된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애틀의 앨런 뇌 과학 연구소(Allen Institute for Brain Science) 연구진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단일 세포 수준에서 RNA(DNA의 유전 정보를 단백질로 번역하는 생체 분자)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16개 뇌 영역에 걸쳐 120만 개 이상의 쥐 뇌 세포를 매핑함으로써, 젊은 쥐와 중년 쥐 사이의 유전자 발현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했습니다. 특히 나이 든 쥐의 뇌에서는 염증 관련 유전자의 활동이 크게 증가했으며, 뉴런을 보호하는 절연층인 미엘린 수초(myelin sheath)를 유지하는 뇌의 능력을 감소시키는 유전자의 활동도 활발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시상하부(hypothalamus)와 신진대사 및 음식 섭취를 조절하는 뉴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뇌 노화의 초기 단계를 유발하는 특정 세포 유형의 유전적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 이러한 심층적인 이해는 뇌 노화 과정을 늦추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길을 열어주며, 궁극적으로 인류가 길어진 수명만큼 건강한 정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편집자 노트¶
우리는 흔히 '오래 사는 것'에 집중하지만, 이 기사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특히 '뇌가 건강하게 오래 기능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노년에 인지 기능이 떨어져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긴 수명이 축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은 물론, 평범한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나 판단력 저하는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이기에,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한 과학적 성과를 넘어 우리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 주목할 점은 노화가 단순히 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DNA 손상,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등 세포 및 유전자 수준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특히, 뇌 노화가 전신 노화의 일반적인 특징들과 어떻게 연결되며, 뇌 특정 부위에서 염증 반응이나 신경 보호막 손상 같은 구체적인 변화로 나타나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심층적인 이해는 "노화는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이라는 막연한 인식을 깨고, 과학 기술을 통해 노화를 조절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최신 연구들이 뇌 노화의 초기 유전자 변화까지 밝혀내면서, 미래에는 노년기에 접어들기 훨씬 전부터 뇌 노화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건강한 인지 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 예방 및 관리 차원의 혁신적인 '항노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뇌가 신체만큼 건강하게 기능하는 '뇌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 풍요롭고 독립적인 노년기를 보내며, 길어진 수명을 진정으로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