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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역행 유전자 치료, 인간 임상시험 눈앞: 생명과학 스타트업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의 도전

원제목: This Longevity Startup Is Bringing Anti-Aging Gene Therapy to Human Trials - Observer

핵심 요약

  •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가 세포 기능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서 노화를 되돌리는 유전자 치료법의 인간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음
  • 이 기술이 성공하면 알츠하이머, 당뇨병 등 다양한 노인성 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됨
  • 노화 역행 치료의 발전은 인구 과잉, 의료 자원 분배 등 윤리적,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있음

상세 내용

보스턴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Life Biosciences)가 오는 2026년 초, 세포의 본질적인 기능을 변경하지 않으면서 세포를 젊게 되돌리는 방식의 노화 역행 유전자 치료법에 대한 최초의 인간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가 설립한 이 회사는 이 치료법이 성공할 경우, 알츠하이머병, 제2형 당뇨병, 파킨슨병과 같은 광범위한 노인성 질환에 대한 잠재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화 산업은 현재 192억 9천만 달러(2023년 기준) 규모에서 2025년까지 63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알토스 랩스(Altos Labs)와 샘 알트먼이 투자한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Retro Biosciences) 등 다수의 기업들이 유사한 세포 재프로그래밍 기술을 개발하며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DNA는 나이가 들면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쳐 질병을 유발하는 후성유전학적 표지(epigenetic markers)를 축적하지만, 초기 배아 단계에서는 이러한 표지가 초기화되어 질병이 발현되지 않습니다.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의 접근 방식은 바로 이 후성유전학적 표지를 되돌려 세포 수준에서 젊음을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2020년 싱클레어 교수는 세포의 다분화능 줄기세포(pluripotent stem cells) 상태로 되돌리지 않고도 손상된 조직을 '젊은' 기능 상태로 복원하는 후성유전학적 재프로그래밍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이 방법은 이미 노화된 쥐의 시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최근 비인간 영장류의 시력 회복을 입증하는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회사는 첫 인간 임상시험에서 녹내장 및 NAION(비동맥 전방 허혈 신경병증)과 같은 실명 원인에 집중한 후, 점차 다른 노인성 질환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인체 전체의 노화를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치료법의 성공은 인간의 사망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높은 사망률의 원인이 되는 질병들의 상당수가 노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인구 과잉, 의료 자원 분배의 문제, 노화에 대한 낙인 강화 등 새로운 윤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 측은 불멸이 아닌 '사망률의 현저한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캐롤린 링겔(Michael Ringel의 배우자)은 이러한 치료법이 사람들이 지역 사회, 가족, 직업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의 폭'을 넓혀 사회경제적 기여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회적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편집자 노트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의 이번 움직임은 '노화'라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질병으로 보고 이를 치료하려는 과학계의 노력이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합니다. 단순히 수명 연장을 넘어,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함으로써 인간의 건강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이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마주해야 할 새로운 차원의 도전과 질문을 던집니다.

핵심은 '후성유전학적 재프로그래밍'이라는 개념인데, 이는 유전자를 직접 바꾸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가 발현되는 방식, 즉 '스위치'를 조절하여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입니다. 마치 오래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최적화하여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윤리적, 사회적 논쟁을 수반합니다. 고령화 사회가 더욱 심화될 경우, 사회 시스템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경제적 격차로 인해 이러한 첨단 기술의 혜택이 일부에게만 돌아간다면,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의 이번 임상시험 결과와 더불어,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준비가 얼마나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가 미래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기술 발전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을 어떻게 인간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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