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이동

암세포가 신장암 혈관 세포의 유전자 각인을 바꿔 악성화를 유도하는 비밀 밝혀져

원제목: Oncostatin M induces epigenetic reprogramming in renal cell carcinoma-associated endothelial cells

핵심 요약

  • 온코스타틴 M이 신장암 관련 혈관 세포의 후성 유전적 재구성을 유발함
  • 이는 히스톤 아세틸화 증가를 통해 염증, 혈관 신생, 전이 관련 유전자 발현을 촉진함
  • 후성 유전적 변화를 차단하는 치료법이 신장암 성장 및 전이 억제 가능성을 보임

상세 내용

이 연구는 암세포가 주변 혈관 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변화시켜 종양 미세 환경을 조성하는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있습니다. 특히, 신장암의 일종인 투명세포 신장세포암종(ccRCC)에서 발생하는 과정에 주목합니다. 기존 연구에서는 종양에서 분비되는 온코스타틴 M(Oncostatin M)이라는 단백질이 종양 주변의 혈관 세포를 활성화하여 암의 진행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온코스타틴 M이 이러한 활성화를 일으키는 구체적인 작용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온코스타틴 M 신호 전달이 혈관 세포 내 특정 후성 유전적 재구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했습니다. 이는 리신 아세틸기 전달효소 6B(lysine acetyltransferase 6B)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히스톤 3 리신 14 아세틸화(H3K14ac) 수준을 세포 내외에서 높이는 작용을 합니다. H3K14ac 수준이 증가된 크로마틴은 저산소증 반응, 과도한 혈관 신생, 염증, 그리고 상피-중간엽 전환(mesenchymal transition)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 집합의 발현을 증폭시킵니다. 이러한 유전자들의 발현 증가는 암세포가 성장하고 주변 조직으로 퍼져나가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후성 유전적 변화가 암세포가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장기적인 변화임을 강조합니다. 실제로, 연구진은 히스톤 아세틸기 전달효소 6B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온코스타틴 M을 중화시키는 방식으로 H3K14ac의 변화를 차단하는 치료 전략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신장암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마우스 모델에서 종양 전 단계의 과다 증식 현상이 완화되었으며, ccRCC 이종이식 마우스 모델에서는 종양의 성장과 전이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후성 유전적 재구성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온코스타틴 M이라는 단백질이 단순히 신호 전달 물질 역할을 넘어, 혈관 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 자체를 영구적으로 변화시켜 암의 악성화를 촉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궁극적으로는 신장암 치료에 있어 새로운 표적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가 암을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암 치료는 암세포 자체의 유전자 변이를 직접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데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암세포가 주변의 정상 세포, 특히 혈관 세포를 어떻게 조종하여 자신의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후성 유전적 재구성(epigenetic reprogramming)'이라는 개념입니다. 이는 DNA 염기 서열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DNA가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조절하는 '꼬리표'와 같은 화학적 변형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장기간에 걸쳐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책의 내용물은 그대로지만, 형광펜으로 특정 부분을 강조하거나 지우개로 지워 강조점을 바꾸는 것과 같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온코스타틴 M이라는 단백질이 이 후성 유전적 재구성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임을 밝혀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암세포 자체를 파괴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주변 환경의 변화를 교란함으로써 암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신장암과 같이 혈관 형성이 매우 중요하고 복잡하게 얽힌 암의 경우, 혈관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후성 유전적 변화는 기존의 유전자 치료보다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을 수 있으며, 약물 내성이 생긴 암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 연구가 더욱 발전하여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된다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