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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 질환 치료의 희망? 공격적인 T세포를 '평화 유지군'으로 재탄생시키는 기술 개발

원제목: Cure for Autoimmune Disorder? Immune Cells Reprogrammed to Stop Self-Attack - BioTecNika

핵심 요약

  • 면역 세포 재프로그래밍 기술로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 이 기술은 우리 몸을 공격하는 T세포를 스스로를 방어하는 조절 T세포(Treg)로 전환시킵니다.
  • 새로운 치료법은 기존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을 줄이고 더욱 정밀한 치료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세 내용

최근 발표된 두 편의 연구 논문은 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세포 재프로그래밍 기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실수로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여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인 비정상적인 T세포를 조절 T세포(Treg)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는 질병이 발생한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면서도 정상적인 면역 기능을 해치지 않는 새로운 면역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자가면역 질환 치료법은 면역 체계를 전반적으로 억제하여 감염 위험을 높이고 유익한 면역 반응까지 약화시키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반면, 새롭게 개발된 면역치료법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면역 세포 자체를 '평화 유지군'으로 변환시켜 내성을 회복시키는 정밀한 접근 방식을 취합니다. 이는 마치 오작동하는 군인을 설득하여 아군이 되게 만드는 것과 유사한 원리입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특히 물집과 궤양을 유발하는 심각한 자가면역 질환인 천포창(Pemphigus vulgaris)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질병을 일으키는 Dsg3 특이적 병원성 T세포를 분리하여 무해한 Treg 세포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위해 특수한 화학적 도구를 사용하여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인 Foxp3의 발현을 활성화하고, 이후 유해한 T세포로 되돌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핵심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했습니다.

이렇게 재프로그래밍된 Treg 세포를 천포창을 앓는 쥐 모델에 주입하자, 놀랍게도 세포들은 감염 부위로 직접 이동하여 자가면역 활동을 선택적으로 억제했습니다. 그 결과, 물집 형성과 조직 손상이 현저하게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특정 항원이나 질병에 특화된 S/F-i Treg 세포를 이용한 '수용성 세포 치료'가 자가면역 및 기타 염증성 질환에 대한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이와 동일한 기술을 염증성 장 질환 및 이식편대숙주 질환과 같은 다른 두 가지 심각한 염증성 질환의 쥐 모델에도 확장 적용했습니다. 재프로그래밍된 T세포들은 꾸준히 염증 부위로 이동하여 병적인 면역 반응을 억제했으며, 상당한 보호 효과와 증상 완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성공은 이 재프로그래밍 방법의 보편적인 잠재력을 보여주며, 기능 장애 T세포가 관여하는 거의 모든 자가면역 또는 염증성 질환에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 연구는 규제 T세포와 면역 관용을 발견한 공로로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Shimon Sakaguchi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하여, 질병을 유발하는 T세포를 안정적인 항원 특이적 Treg 세포로 신뢰성 있게 전환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비록 결과가 매우 유망하지만, 과학자들은 장기적인 안전성, 재프로그래밍된 세포의 안정성 및 인간에서의 효능을 파악하기 위한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면역 및 염증성 질환이 여전히 큰 부담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면역치료 실험은 기존의 면역억제 요법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으로 나아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연구는 자가면역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면역억제제가 단순히 '모든 군대를 약화시키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기술은 '적군으로 오인되었던 아군을 바로잡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질병을 일으키는 T세포 자체를 '교화'시켜 우리 몸을 지키는 '조절 T세포(Treg)'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특정 질병만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입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다발성 경화증 등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면역억제제들은 효과만큼이나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새로운 치료법은 이러한 부작용을 상당 부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더 나아가, 이 기술은 특정 질병 유발 T세포를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개인의 유전적 특성이나 질병 상태에 맞춰 치료를 진행하는 '맞춤형 치료' 시대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물론, 아직은 초기 연구 단계이며 실제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임상 시험과 안전성 검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기술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면역학 분야에서 이 기술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여 우리 삶에 적용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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