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산과 락틸화, 부인암의 대사 및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을 견인한다¶
원제목: Lactate and lactylation drive metabolic, epigenetic reprogramming in gynecological cancers
핵심 요약
- 젖산은 단순한 대사 폐기물이 아닌, 부인암의 성장과 전이, 치료 저항성을 높이는 핵심 조절 인자임이 밝혀졌습니다.
- 락틸화는 젖산을 단백질에 부착시키는 새로운 후성유전학적 변형으로, 암세포의 대사 및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며 악성화를 부추깁니다.
- 젖산 생성, 운반, 락틸화 과정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은 면역 치료와 병행 시 강력한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상세 내용¶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과거 단순히 대사 과정의 부산물로 여겨졌던 젖산이 이제는 세포의 항상성과 질병 진행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과 같은 부인암에서 젖산 축적은 '락틸화(lactylation)'라는 새로운 형태의 번역 후 변형을 유발합니다. 이 락틸화는 대사 리프로그래밍과 후성유전학적 조절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다리 역할을 하며, 종양의 증식, 전이, 그리고 항암 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젖산의 생성, 세포 내 운반, 그리고 락틸화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들은 특히 면역 치료와 병행될 때 상당한 항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 리뷰는 부인암에서 젖산과 락틸화의 구체적인 역할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표적 치료의 유망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젖산은 주로 무산소 조건이나 암세포에서 산소가 존재하더라도 포도당 대사를 우선시하는 워버그 효과로 인해 생성됩니다. 젖산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세포의 산화환원 균형, 지방산 합성, 면역세포 기능 조절에도 관여합니다. 종양 미세 환경에서는 대사 불균형으로 인해 젖산이 과도하게 축적되며, 이는 면역 억제와 화학 요법 저항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락틸화는 2019년에 발견된 가역적인 후성유전학적 변형으로, 젖산 분자가 히스톤 및 비히스톤 단백질의 라이신 잔기에 공유 결합하는 현상입니다. 락틸화는 '라이터(writers)' 효소(예: p300/CBP), '지우개(erasers)' 효소(예: HDAC, sirtuins), 그리고 '읽기(readers)' 단백질(예: Smarca4)에 의해 조절됩니다. 특히 알라닐-tRNA 합성효소(AARS1/2)는 세포 내 젖산 감지 및 락틸화 효소로 작용하여 p53과 같은 표적 단백질의 락틸화를 촉진하며, 이는 나쁜 예후와 관련이 있습니다. 락틸화는 히스톤 단백질(H3K18la, H4K12la 등)과 비히스톤 단백질 모두에서 일어나며, 전사, DNA 복구, 자가포식, 대사 효소 활성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부인암에서 락틸화는 다양한 기전을 통해 암의 악성화와 치료 저항성을 유발합니다. 난소암에서는 H3K18la가 CCL18의 발현을 증가시켜 M2 대식세포 분극을 유도하고 면역 회피를 돕습니다. 또한, PFKP의 락틸화는 PTEN 조절을 통해 해당과정을 촉진하며, RAD51의 락틸화는 상동 재조합 복구 능력을 향상시켜 백금 기반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부여합니다. 자궁경부암에서는 H3K18la가 GPD2 발현을 증가시켜 M2 대식세포 분극을 촉진하고, DCBLD1의 락틸화는 포도당-6-인산 탈수소효소(G6PD)를 안정화시켜 오탄당 인산 경로를 활성화합니다. 자궁내막암에서는 H3K18la가 USP39 발현을 촉진하고 PGK1을 안정화시켜 PI3K/AKT/HIF-1α 경로를 활성화하며, PFKM의 락틸화는 해당과정과 침윤성을 증가시킵니다.
따라서 락틸화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은 이러한 악성 표현형을 역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대사적 간섭을 통해 젖산 생성을 억제하거나(예: 2-DG, Tanshinone I), 젖산 수송체 억제제(예: Syrosingopine, AZD3965)를 사용하여 젖산의 세포 간 이동을 차단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젖산 유발 락틸화가 PD-L1 발현을 증가시킨다는 점에 착안하여, 젖산 관련 효소 억제제와 PD-1/PD-L1 항체를 병용하는 면역 치료 전략도 유망한 접근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법은 기존 항암 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극복하고 부인암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젖산이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암의 성장과 치료 저항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후성유전학적 조절자'로 작용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락틸화'라는 새로운 단백질 변형 메커니즘은 암세포가 자신의 대사를 바꾸고, 면역 체계를 회피하며, 약물에 반응하지 않게 만드는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첫째,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단순히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에서 벗어나, 암세포가 생존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내부 환경과 신호 전달 체계를 교란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젖산과 락틸화는 이러한 새로운 치료 표적의 좋은 예시이며, 앞으로 면역 치료와 결합하여 더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둘째, 암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대사학과 후성유전학의 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이 두 분야의 상호작용을 깊이 있게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암의 비밀을 더 많이 밝혀내고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