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이동

피부 세포로 가임 가능한 인간 난자 생성 성공: 불임 치료의 새로운 지평 열리나?

원제목: Potentially fertilisable human eggs generated from skin cells - Science Media Centre España

핵심 요약

  • 국제 연구팀이 피부 세포를 이용해 잠재적으로 가임 가능한 인간 난자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음.
  • 이 연구는 불임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임상 적용 전 효능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추가 연구가 필수적임을 인정했음.
  • 생성된 난자 중 소수만 배반포 단계까지 발달했으며 모든 배아에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되어, 기술 상용화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됨.

상세 내용

국제 연구팀이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하여 피부 세포로부터 잠재적으로 가임 가능한 인간 난자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획기적인 연구는 불임 문제 해결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연구진은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효능과 안전성 검증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생식 의학 분야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불임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낮은 난소 예비력, 즉 난자 생성 부족 또는 난자의 질 저하이며, 이는 주로 여성의 고령화와 관련이 깊다. 이러한 경우 기존의 보조생식술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에 일부 연구자들은 환자의 체세포(예: 피부 세포)에서 핵을 추출하여 핵이 제거된 기증 난자에 이식하는 체세포 핵이식(SCNT)을 대안으로 제시해왔다. 그러나 배우자 세포(난자 및 정자)는 염색체 세트의 절반(23개)을 갖는 반면, 체세포는 46개의 염색체를 가지므로, 체세포 핵이 이식된 난자가 수정되면 추가적인 염색체 세트가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추가 염색체 세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쥐 모델에서는 개발되었으나, 인간 세포에서는 아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게다가 체세포를 원래의 발생 단계로 되돌려 어떤 장기 세포로든 변형될 수 있는 기능성 세포로 재프로그래밍하는 것도 또 다른 난제였다. 이 연구에서 Shoukhrat Mitapilov와 그의 팀은 피부 세포에서 핵을 추출하여 핵이 제거된 기증 난자에 삽입했다. 그리고 추가 염색체 세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적인 세포 분열을 모방하여 하나의 염색체 세트를 제거하는 '미토마이오시스(mitomeiosis)'라는 과정을 유도했다. 이 과정을 통해 82개의 기능성 난자를 얻었고, 이 난자들을 실험실에서 수정시켰다.

수정된 난자 중 약 9%만이 실험이 종료되는 6일째까지 배반포 단계로 발달했지만, 모든 배아는 유전적으로 비정상적인 형태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인간 세포에서 이 과정이 잠재적으로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어 향후 연구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배아가 수정 단계 이후 생존하지 못했고, 배반포에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되었다는 점을 연구의 주요 한계로 지적했다. 또한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발달 정지와 체세포 염색체의 불완전한 후성유전학적 재프로그래밍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언급했다.

분석된 모든 배아가 염색체 불균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수성(aneuploidy)의 효과와 재프로그래밍 결함을 분리하여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낮은 배반포 발달률(8.8%)은 이 두 가지 요인의 영향을 모두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 이식 복제의 성공은 체세포의 후성유전학적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복제 배아에서 전능성(totipotency)을 확립하는 데 달려 있으므로, 임상 적용을 고려하기 전에 잠재적인 재프로그래밍 오류를 명확히 하기 위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시급하다. 또한, 중요한 윤리적 고려 사항 역시 앞으로 다루어져야 할 부분이다.


편집자 노트

이번 피부 세포를 이용한 인간 난자 생성 연구는 불임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선사하는 중요한 진전입니다. 난소 기능 저하나 고령 등의 이유로 건강한 난자를 얻기 어려웠던 여성들에게 이론적으로는 자신의 체세포를 통해 유전적으로 연관된 난자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히 과학 기술의 발전을 넘어, 가족을 이루고자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소망에 다가서는 일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세포 재프로그래밍'입니다.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분화된 피부 세포를 다시 초기 상태로 되돌려 난자와 같은 전혀 다른 세포로 분화시키는 과정이죠. 기존에는 난자와 체세포 간의 염색체 수 차이가 큰 장애물이었는데, 연구팀은 '미토마이오시스'라는 기발한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비록 초기 단계이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이 연구는 체세포를 활용해 신체 조직을 재생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재생 의학의 범주를 생식 의학으로 확장시킬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 기술이 당장 임상에 적용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낮은 난자 발달률과 배아의 염색체 이상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 분야의 문을 활짝 열었고, 앞으로 수많은 후속 연구를 촉진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는 개인 맞춤형 불임 치료의 미래를 제시하며, 언젠가는 난자 공여나 난자 채취의 부담 없이도 출산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인간 생명의 시작과 관련된 윤리적, 사회적 논의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입니다.



원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