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치료의 새 지평: 암세포 사멸 방식 재프로그래밍으로 면역 체계 활성화¶
원제목: Blood cancer: a treatment to reprogram cancer cell death and trigger the immune system
핵심 요약
- 전임상 모델에서 악성 B세포의 사멸 방식을 재프로그래밍하여 효과적인 항종양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데 성공함.
- 세포 사멸의 일종인 괴사성 세포 사멸(necroptosis)을 유도하는 삼중 약물 요법을 통해 이를 달성하였음.
- 이 전략은 종양 세포를 면역 체계의 방아쇠로 전환시켜 B세포 림프종 및 백혈병 치료에 잠재적인 길을 열었음.
상세 내용¶
면역 요법은 환자 자신의 면역 체계를 활용하여 종양 세포를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최근 파스퇴르 연구소와 프랑스 국립 보건의학 연구소(Inserm)의 과학자들은 전임상 모델에서 악성 B세포의 사멸 방식을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효과적인 항종양 면역 반응을 성공적으로 유도했습니다. 이들은 특정 림프종 및 백혈병과 같은 B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혈액암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삼중 요법 접근 방식을 입증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2025년 8월 15일 저명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습니다. 이는 암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면역 요법은 암 치료의 주요 돌파구로 여겨지며, 환자 자신의 세포가 종양 세포를 인식하고 특이적으로 제거하도록 면역 체계를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면역 세포는 파수꾼처럼 작용하여 몸을 스캔하고 잔존하는 모든 종양 세포를 식별하여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새로운 면역 요법 전략이 등장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는 '괴사성 세포 사멸(necroptosis)'로 알려진 세포 사멸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조용한 세포 사멸로 알려진 '세포자멸사(apoptosis)'와 달리, 괴사성 세포 사멸은 경고 신호를 방출하여 면역 세포를 유인하고 자극함으로써 남아있는 종양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게 합니다.
Inserm과 파스퇴르 연구소의 공동 연구팀인 '면역 반응 역학 연구단'의 과학자들은 혈액암에서 이러한 괴사성 세포 사멸 기반 면역 요법 전략의 효과를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악성 B세포의 경우 MLKL 단백질의 부재로 인해 괴사성 세포 사멸을 쉽게 유도할 수 없다는 점을 먼저 발견했습니다.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이미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세 가지 약물을 조합하여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전임상 모델에서 괴사성 세포 사멸 유도를 확인하고 백혈병의 완전한 제거로 이어지는 강력한 면역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파스퇴르 연구소 면역 반응 역학 연구단장 필립 부소(Philippe Bousso) 박사는 "우리가 사용한 삼중 요법은 암세포가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사멸하도록 강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혁신적인 생체 내 이미징 기술을 사용하여 전임상 모델에서 관찰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유도된 다양한 유형의 세포 사멸에 대해 면역 세포와 암세포 간의 상호 작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치료 과정의 상세한 기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부소 박사는 "전임상 모델에서 성공적으로 테스트된 이 새로운 면역 요법 전략은 종양 세포를 면역 체계의 방아쇠로 전환시켜 B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림프종이나 백혈병과 같은 특정 암에 대한 잠재적인 치료 경로를 제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암세포가 죽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우리는 종양에 맞서 싸우는 우리 면역 체계의 도움을 활용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연구는 언급된 기관들뿐만 아니라 유럽 연구 위원회(ERC) 및 ARC 암 연구 재단의 자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학계와 연구 자금 지원 기관의 협력이 이루어낸 중요한 성과입니다.
편집자 노트¶
독자 여러분, 이번 뉴스는 우리 삶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바로 '암 치료'와 관련된 소식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활용하는 면역항암제는 지난 몇 년간 암 치료의 판도를 바꿔놓았지만, 모든 암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넘어, 암세포가 스스로 '면역 체계를 도와주는 방식으로 죽도록' 재프로그래밍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이는 단순히 암세포를 죽이는 것을 넘어, 암세포의 죽음 자체가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키는 방아쇠가 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핵심 개념은 '세포 사멸 재프로그래밍'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가 죽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조용히 사라지는 '세포자멸사(apoptosis)'와, 죽으면서 주변에 경고 신호를 보내 면역 세포를 불러들이는 '괴사성 세포 사멸(necroptosis)'이 그것입니다. 암세포는 대개 조용히 죽거나 아예 죽지 않으려 하죠. 그런데 이번 연구는 세 가지 약물 조합으로 암세포가 '경고 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죽게 만들었습니다. 즉, 암세포의 죽음이 면역 세포에게 "여기 암세포가 죽어가고 있고, 아직 남아있는 다른 암세포들도 처리해줘!"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연구는 아직 전임상 단계이지만, B세포 혈액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희망을 안겨줄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특히 기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기술이 더 발전하여 임상에 적용된다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지능형 면역 치료법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암세포가 스스로 우리 몸의 방어 시스템을 깨워 암을 물리치는 데 일조하는, 더욱 정교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법이 보편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