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휴머노이드 로봇, 집안일 돕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 커져¶
원제목: This $20K Robot Can Do Your Chores, But Has a Big Potential Privacy Trade-Off
핵심 요약
- 1X 테크놀로지의 2만 달러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가 출시될 예정임.
- 로봇의 '전문가 모드' 사용 시, 원격으로 직원이 사용자의 집 내부를 보며 로봇을 제어하게 됨.
-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와 함께, 실제 자율 작동 능력 및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
상세 내용¶
미국 팔로알토의 1X 테크놀로지스는 2만 달러(약 2,700만 원)의 가격표를 달고 출시될 예정인 '네오'라는 이름의 휴머노이드 가정용 로봇을 공개했습니다. 이 로봇은 '세계 최초의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표방하며, 가정에서의 삶을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네오는 5피트 6인치(약 168cm)의 키에 66파운드(약 30kg)의 무게를 가지며,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시간까지 작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대 55파운드(약 25kg)의 물건을 운반할 수 있으며,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는 언제든 로봇이 보고 있는 것을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오는 모바일 앱이나 음성 명령을 통해 제어할 수 있으며, 식기세척기 비우기, 식물 물 주기, 집안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수행하도록 프로그래밍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로봇의 AI 지능은 완벽하지 않아, 복잡하거나 사전에 학습되지 않은 작업의 경우 '전문가 모드'가 활용됩니다. 이 모드에서는 1X 테크놀로지의 직원이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원격으로 로봇의 작동을 감독하며 사용자의 집 내부를 직접 보면서 로봇을 제어하게 됩니다.
이러한 '전문가 모드'는 명백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낳습니다. 1X 테크놀로지의 CEO인 번트 보르니치(Bernt Børnich)는 "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그 사회적 계약에 동의하는 것이며, 데이터를 확보해야 제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 측은 FAQ를 통해 전문가의 지원은 사용자가 음성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일정을 잡고 허용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전문가 작동 중에는 로봇의 '감성적인 귀고리' 색상이 변하여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인간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효과적이며, 사생활 침해 소지가 훨씬 적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네오 로봇은 시연 중 넘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이는 어린이 또는 애완동물에게 잠재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WSJ 기자는 시연 과정에서 로봇이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자율적인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1X 테크놀로지스는 네오 로봇을 월 499달러(약 67만 원)의 구독 모델로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회사는 내년 중 미국 내 배송을 시작하고, 2027년에는 다른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싼 가격과 사생활 침해 가능성, 그리고 아직은 부족한 자율성과 안정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올 수 있을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1X 테크놀로지의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 출시 소식은 우리 일상에 로봇이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SF 영화에서나 보던 인간 형태의 로봇이 이제는 실제로 집안일을 돕는 것을 넘어, 우리의 개인적인 공간인 집 안까지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다만, 2만 달러라는 높은 가격과 함께 가장 큰 쟁점은 역시 '프라이버시'입니다. 로봇이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심지어는 외부 직원이 원격으로 집 안을 들여다보며 로봇을 제어한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는 '데이터를 통해 제품을 개선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회적 계약'이라는 표현은 다소 일방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과연 얼마만큼의 프라이버시를 포기해야 편의성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로봇이 넘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결국 '네오'는 기술 발전의 가능성과 함께, 우리가 기술과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윤리적, 사회적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