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최전선을 가다] 33년 외길, SPG, 로봇의 '심장'인 정밀감속기로 글로벌 시장을 겨누다¶
원제목: [기업 최전선을 가다-에스피지] '정밀감속기' 개발 33년 외길 - 로봇신문
핵심 요약
- SPG는 33년간 오직 감속기 개발에 매진하며 국내 유일 3종 정밀감속기(유성형, SH, SR)를 모두 양산하는 기술력을 확보했음.
-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고품질·저가격·신속한 납기를 앞세워 일본산 감속기 시장을 대체하며 성장하고 있음.
-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로봇 유닛, 통합형 액추에이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음.
상세 내용¶
국내 감속기 전문 기업 SPG(에스피지)는 1991년 창업 이래 33년 동안 오직 기어드 모터와 정밀감속기 개발에 외길을 걸어왔습니다. 인천 본사에 진열된 다양한 크기와 용도의 감속기들은 SPG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줍니다. 여영길 SPG 대표는 정밀감속기를 '로봇의 심장부'라 칭하며, 로봇이 정확하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부품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생산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SPG의 역사는 한국 감속기 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합니다. 창업 당시 국내 시장은 100% 일본산 수입에 의존했으며, 중고 부품마저 비싸게 거래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창업자 이준호 회장은 독자적인 'Made by SPG' 감속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를 위해 여영길 대표는 독일과 일본을 오가며 선진 기술을 습득하는 등 초기부터 독자 기술 확보에 힘썼습니다.
2002년 상장 이후 SPG는 국내에서 유성형, SH(하모닉)형, SR(RV)형 등 3가지 정밀감속기를 모두 양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각 감속기는 특성에 따라 산업용 로봇, 공작기계, 협동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폭넓게 사용됩니다. 비록 유성형은 독일 뉴가트, SH형은 일본 하모닉드라이브, SR형은 일본 나브테스코가 강자로 알려져 있지만, 세 가지 모두를 생산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SPG가 유일합니다. 이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2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덕분입니다.
SPG의 성장에 있어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중요한 동력이 되었습니다. 2022년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일본산 감속기를 SPG 제품으로 전량 대체했으며, 현재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SPG 감속기가 100% 탑재되고 있습니다. 특히 양팔형 휴머노이드 로봇 'RB-Y1'에는 총 22개의 SPG 감속기가 사용됩니다. 이는 일본 제품 대비 20~50% 저렴한 가격, 동등한 품질, 그리고 1년 이상 걸리는 일본 업체의 납기와 달리 1개월 내 공급 가능한 신속성 및 적극적인 사후관리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SPG는 정밀감속기 사업에서 2024년 200억~250억원, 2027년 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해외 매출 비중이 77%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화되었습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연평균 45.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SPG는 이 시장의 핵심 수혜주로 꼽힙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협동로봇보다 훨씬 많은 감속기를 필요로 하기에 SPG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SPG는 단순 부품업체를 넘어 액추에이터, 제어기가 결합된 '로봇 유닛'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통합형 액추에이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오버홀(분해수리)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노트¶
이 기사는 국내 정밀 부품 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SPG가 3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오직 한 우물만 파며 핵심 기술인 정밀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는 과정은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귀감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일본의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 자체 기술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국내 유수의 로봇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전략은 인상 깊습니다.
더욱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맞아 SPG가 단순히 감속기를 넘어 통합형 액추에이터, 로봇 유닛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비전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미래 기술 변화에 대한 기업의 능동적인 대응을 보여주며, 부품 공급업체를 넘어 로봇 산업 생태계의 중요한 플레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앞으로 SPG의 기술력과 시장 확대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국내 로봇 산업 전반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