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겐 쉬운 일이 로봇에겐 왜 그리 어려운가: 모라벡의 역설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미래¶
원제목: Moravec's Paradox explains why robots can't do your laundry | Mashable
핵심 요약
- 모라벡의 역설은 인간에게는 사소한 일상 작업이 로봇에게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함.
-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도 식기세척기 로딩이나 토스트 바르기와 같은 기본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
- AI의 발전은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지만, 인간 형태 자체의 비효율성이 난관이 될 수도 있음.
상세 내용¶
1988년 로보틱스 연구자 한스 모라벡이 제시한 '모라벡의 역설'은 인간에게는 쉽지만 로봇에게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 있다는 이론입니다. 이 역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최근 등장하는 첨단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설거지, 식기 세척기 로딩, 토스트 바르기와 같은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올해 우리는 다양한 새로운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과 함께 '암 팜(arm farms)'이라는 독특한 현상도 목격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암 팜은 인도 등지의 작업자들이 카메라를 얼굴에 착용하고 수건 개기 등 단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곳으로, 이들의 움직임을 촬영하여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세밀한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모라벡의 역설이 지적하듯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 작업이 로봇에게는 엄청나게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EV 제조사 Xpeng의 휴머노이드 로봇 'Neo'는 미래지향적인 외형에도 불구하고 식기세척기 로딩과 같은 단순한 작업을 시도했지만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인간이 하기에는 매우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 예를 들어 복잡한 계산이나 정밀한 금속 부품의 성형 등은 로봇이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가 야심차게 공개한 '옵티머스' 로봇 역시 초기 시연 영상에서 사실은 인간 조종사가 원격으로 제어하고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모라벡의 역설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설이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의 눈부신 발전은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유사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과거에는 사진 속 객체 인식이나 자연어 대화조차 어려웠던 AI가 이제는 챗GPT, Gemini와 같이 놀라운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형 로봇 발전의 근본적인 제약은 인간의 신체 구조 자체가 로봇에게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이며,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에 또 다른 난관이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기사는 '모라벡의 역설'이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통해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한계를 명확히 짚어주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로봇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인간처럼 모든 것을 다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쉬운' 작업들이 로봇에게는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인지 이 기사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됩니다. 특히, 수건 개기와 같은 단순 반복 작업을 로봇 훈련을 위해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암 팜' 사례는 기술 발전의 이면에 숨겨진 노력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핵심은 로봇이 복잡한 연산이나 정밀한 공정 제어에는 능숙하지만, 미묘한 감각과 균형,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처하는 유연성 등 인간의 신체와 지능이 오랜 시간 진화하며 얻게 된 '암묵지'와 같은 능력을 아직 복제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AI 분야의 급격한 발전이 로봇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지만, 결국 로봇이 인간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위해서는 모라벡의 역설을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어떤 형태로,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