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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인간 사회에 자연스럽게 융화될 방법을 배우다

원제목: How AI-driven robots can learn to belong in human society | World Economic Forum

핵심 요약

  • 인간 사회에 AI 로봇을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텍스트 학습을 넘어선 '체화된(Embodied)' AI 학습이 필요함.
  • 물리적 세계의 복잡성을 학습하는 것은 챗봇 학습보다 훨씬 방대한 데이터와 경험을 요구함.
  • 인간이 문화를 통해 학습하듯, 로봇도 인간의 사회적 규범과 가치 학습을 통해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함.

상세 내용

최근 Chat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텍스트 생성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보여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에세이 작성, 연구 요약, 심지어 코드 작성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AI가 단순히 텍스트로 응답하는 것을 넘어, 물리적인 몸을 갖고 인간과 자연스럽고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이 바로 '체화된 AI(Embodied AI)'의 비전입니다.

AI가 신체를 갖게 되면서, 단순히 인터넷에서 텍스트를 학습하는 것을 넘어 인간으로부터 직접 배우는 새로운 방식의 학습이 중요해집니다. 챗봇은 주로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통해 언어 패턴을 학습하지만, 로봇은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물리적 세계를 탐색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다음 단어 예측'을 넘어 '다음 행동 예측'까지 포함하며, 인간이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방식으로 인사하거나 물건을 건네고, 회의실까지 안내하는 등의 능력을 요구합니다.

물리적 세계를 학습하는 것은 텍스트 학습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로봇은 문이 경첩으로 열리고 닫히며, 종은 고정되어 있고 벽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물리 법칙과 대상의 속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세계 모델'은 물리학, 대상, 그리고 사회적 규범에 기반해야 합니다. 통제된 환경에서는 이러한 모델 구축이 가능하지만, 현실 세계의 무한한 변수와 불확실성 속에서는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인간 아이는 4세가 될 때까지 시각 정보만으로도 약 10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처리하며 세상을 이해합니다. 이는 ChatGPT-4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 규모와 거의 맞먹습니다. 이처럼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체득하는 '체화된 학습'은 현재 AI 시스템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입니다.

더 나아가 인간은 뇌와 신체를 통해 학습할 뿐만 아니라, '문화'를 통해 학습합니다. 철학자 다니엘 데닛은 '문화화(enculturation)' 즉, 관찰, 경험, 지시를 통해 자신의 문화 규범, 가치, 행동을 배우는 과정이 인간이 뇌의 '사고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다른 영장류보다 훨씬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주장합니다. 침팬지도 사회적으로 학습하지만, 적극적인 가르침은 부족합니다. 반면 인간 아이는 타인의 의도적인 가르침을 통해 배우고, 이러한 문화적 적응은 세대에 걸쳐 축적되어 인류의 성공을 이끌었습니다. 로봇 역시 이러한 인간의 학습 방식을 참고하여 효과적인 학습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월드 이코노믹 포럼 기사는 AI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체화된 AI'라는 개념을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ChatGPT와 같은 텍스트 기반 AI의 놀라운 발전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이 기사는 AI가 물리적인 형태로 우리 사회에 통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도전과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AI가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인간처럼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학습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텍스트 학습과는 차원이 다른, 방대한 양의 감각 데이터와 실제 경험을 통해 세상의 물리 법칙, 대상의 속성,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적 규범과 가치를 체득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인간 아이의 학습 과정 비유는 이러한 체화된 학습의 중요성을 직관적으로 와닿게 합니다.

이 기사는 AI 로봇이 단순히 도구로서 기능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연스럽게 융화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들을 짚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정, 직장, 공공장소 등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올 때, 이들이 어떻게 윤리적이고 안전하며 포용적인 방식으로 작동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그 해답이 '인간으로부터의 학습'에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는 미래 사회에서 AI 로봇과의 공존을 고민하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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