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관문억제제 '냉담'했던 암, 라파마이신으로 다시 활력 되찾는다: 특정 유전자 변이 규명¶
원제목: Rapamycin מראה הבטחה בטיפול בגידולים קרים עם מוטציה גנטית ספציפית - Datilin
핵심 요약
- 특정 RAC1 유전자 변이(A159V)가 면역관문억제제(ICI)의 암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원인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 라파마이신이 이 유전자 변이로 인해 면역 시스템 공격에 취약해진 암세포를 다시 ICI에 반응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번 연구는 '차가운 종양'으로 분류되어 ICI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맞춤형 항암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세 내용¶
미국 신시내티 아동병원(Cincinnati Children's) 연구팀이 특정 유전자 변이가 면역관문억제제(ICI)에 반응하지 않는 '차가운 종양(cold tumors)'의 원인임을 밝혀냈으며, 이 변이를 가진 암에 대해 기존에 사용되던 약물인 라파마이신(rapamycin)이 치료 효과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음을 실험 모델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10월 29일, 2025년,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습니다.
ICI는 약 15년 전 미국에서 도입된 혁신적인 암 치료법으로, 많은 전이성 암 환자들에게 완전 관해 및 장기 생존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의 경우 종양이 ICI에 반응하지 않는 '차가운 종양' 상태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연구는 바로 이러한 난치성 암의 원인을 특정 유전자 변이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RAC1 유전자에서 발견된 A159V라는 특정 변이가 대장암, 폐암, 두경부암, 흑색종 등 여러 유형의 암에서 빠르게 성장하도록 유도하며, 면역 체계를 억제하는 미세 환경(TIME)을 조성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변이는 면역 세포의 침투를 감소시키고, 종양과 면역 세포 간의 소통을 방해합니다. 더 나아가, A159V 변이는 mTORC1 신호 전달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포도당 섭취를 늘리는 동시에 면역 세포가 암과 싸우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빼앗습니다. 또한, 케모카인 생성을 억제하고 IFNGR1 발현을 감소시켜 면역 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종양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장 고무적인 점은 FDA 승인을 받은 라파마이신이 이미 mTORC1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연구팀은 실험 모델에서 라파마이신을 ICI와 병용 투여했을 때, 기존에는 ICI에 반응하지 않던 돌연변이 종양들이 대부분의 경우 일반 종양처럼 ICI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는 A159V 변이와 같이 ICI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결과입니다.
연구를 이끈 Zheng 박사는 "추가 연구를 통해 이 효과가 인간에게서도 확인된다면, 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들을 선별하여 복합 치료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라파마이신은 주로 장기 이식 후 면역 거부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지만, 이 연구는 암 치료에서의 새로운 적용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연구팀은 향후 RAC1 신호 전달을 더욱 정확하게 억제하면서도 면역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부작용을 줄이는 새로운 화합물 개발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마우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것이므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임상 시험이 수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입니다.
편집자 노트¶
이번 연구는 첨단 항암 치료법인 면역관문억제제(ICI)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ICI 치료를 통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얻었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환자들이 '차가운 종양'으로 인해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바로 이 '차가운 종양'의 발생 메커니즘을 특정 유전자 변이(RAC1 A159V)와 연결시킴으로써, 치료 저항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했습니다.
핵심은 라파마이신이라는 기존 약물의 재발견입니다. 라파마이신은 면역억제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연구에서는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과 면역 회피를 유도하는 mTORC1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암세포가 ICI를 무력화시키는 환경을 조성하는 유전자 변이가 있을 때, 라파마이신이 이러한 환경을 개선하여 ICI가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닫혔던 문에 맞는 열쇠를 찾아내어 다시 열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라파마이신이 낮은 용량에서도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시사합니다.
물론 아직은 실험실 수준의 결과이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가 임상적으로 입증된다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차가운 종양' 환자들에게 기존의 ICI 치료만으로는 어려웠던 새로운 치료 옵션이 열릴 것입니다. 이는 암 환자들이 겪는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더 나아가 맞춤형 정밀 의료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 주변의 암 환자들이 이러한 새로운 치료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